마음이 불안할때

Won bin (토론 | 기여)님의 2023년 6월 21일 (수) 20:12 판
(차이) ← 이전 판 | 최신판 (차이) | 다음 판 → (차이)

'마음이 불안정할때' 하지 말아야 할 5가지

1. 억지로 자신을 칭찬하려들지 말자

"난 할 수 있어!" "난 최고야!" "곧 좋아질 거야!" 무분별한 긍정과 칭찬은 때론 허공에 사라지는 메아리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자신이 납득하지 못하는 칭찬은 오히려 마음과 자존감을 더 다치게 할지도 모릅니다. 2013년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근거 없는 자기 긍정의 말(self-affirmation)은 오히려 실패에 대한 감각을 키우고, 목표를 향한 동기를 줄이게 되는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는 것이 발혀졌습니다. 자신을 칭찬하는 일에도 연습이 필요한 법입니다. 무작정 긍정의 말을 퍼붓는 것이 마음을 더 불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2. 눈앞의 장애물에 연연하지 말자 - 삶의 맥락과 방향을 점검해보기

마음이 불안정하고 자신감이 떨어질 땐 자신의 삶에 관해 깊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으면 도움이 됩니다. 스스로에게 억지로 이미지를 만들어 씌울 필요는 없지만, 자신이 가진 강점이 무엇인지, 자신이 중요시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확인하는 과정은 마음에 큰 위안이 됩니다. 이 과정에서 삶의 방향을 점검하게 된다면, 더 큰 맥락에서 삶을 바라볼 수 있게 되겠지요. 남들의 시선은 전혀 의식할 필요 없습니다. 그저 내가 진정으로 삶에서 중요시하는 가치와 그 방향을 확인해본다면 눈앞의 불편함은 언제라도 넘을 수 있는 낮은 장애물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현대 심리치료의 큰 흐름 중 하나인 수용전념치료에서 이야기하는 가치를 확인하고 점검하는 과정입니다.


3. 비교하지 말자! SNS에서 잠시 로그아웃

마음이 불안할 때면 평소와 다르게 자신감이 떨어지고 위축됩니다. 자존감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더 의식하게 되고, 남들과 비교하기 십상입니다. 비교 후에는 마음이 더 착잡해지고 불편해지죠. 그럴땐 잠시 사람들 틈에서 벗어나 있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SNS는 잠시 '로그아웃'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SNS는 자신의 가장 행복하고 자신 있는 모습만 전시하는, 말하자면 쇼윈도 같은 곳입니다. 타인의 다면성을 전혀 반영하지 않아요. 마음이 불안정할 때 타인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 자연스레 자신의 자괴감만 커지게 됩니다. 이건 누구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감을 조금 얻게 되더라도 일시적일 뿐 오래가지 않습니다. SNS는 잠시 꺼두고 휴식을 취하는 것이 휠씬 더 현명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4. 굳이 안 좋은 일을 곱씹지 않기

마음이 불편하면 평소라면 지나쳤을 일에도 후회, 자책이 달라붙게 됩니다. 필요 이상의 의미부여는 상황을 왜곡시켜 받아들이게 하지요. 스마트 폰 갤러리에, 혹은 클라우드 저장공간에 우리의 삶에서 가장 즐거웠던 추억들이나 떠올리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장면을 저장해 놓는 건 어떨까요?
2011년 Emotion이라는 학술지에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습니다. 실험 대상군 중 절반에게는 누군가에게 배신당하고 실패했던 부정적인 기억을 떠올리도록 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누군가를 도와주었던 긍정적인 기억을 떠올리게 했지요. 그 후에 대상자들을 징그러운 거미가 있는 방에 들어가도록 하자 부정적인 기억을 떠올렸던 이들은 거미와의 거리를 실제보다 더 가깝게 느꼈습니다. 즉, 두려운 대상을 실제보다 더 두렵게 왜곡해서 느낀거죠. 반대로, 긍정적인 기억을 떠올렸던 이들은 거미와의 거리를 실제에 가깝게 인식했습니다. 불편한 마음이 상황을 왜곡시켜 인지하게 만든다는 것을 입증한 실험이지요. 긍정적이고 행복했던 기억이 모든 불편감을 날려 보내는 마약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부정적인 마음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생각과 행동, 신체 감각의 왜곡을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5. 당장의 불편함이 계속될 것이라 생각하지 말자

마음을 기차역이라 생각해봅시다. '불편함'이라는 기차가 시각에 맞춰 들어옵니다. 금세 마음이 붐비고 번잡하고 시끄러워지지요. 하지만 이런 불편함을 없애려 억지로 무엇인가를 하려다 되려 더 불편해지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정차 시간이 끝나면 기차가 역을 떠나는 것처럼, 불편함도 시간이 지나면 마음을 떠납니다. 어떤 때는 왔다 간 흔적조차 남기지 않지요.
불편함은 마음에서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현상'중 하나입니다. 우리의 마음은 잔잔한 물결처럼 평온한 상태가 계속될 거라 생각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하루 중에도 여러 자극을 받아 끊임없이 출렁이는 파도와 같습니다. 물결이 친다 해서 어떤 방법을 취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언제나 그랬듯 불편한 마음은 다시 흘러갈 테고, 마음의 파도는 다시 잔잔해질테니까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어쩌면 그저 마음의 불편함을 인정하고 잠시 깊은 심호흡하며 마음의 변화를 기다리고 바라보는게 아닐까요?


강남푸른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신재현 원장 글 중에서